기업이 물건을 만들어 처음 넘길 때의 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재는 지표. 소비자물가의 앞 단계.
생산자물가지수(PPI) 는 기업이 생산한 물건과 서비스를 시장에 처음 넘길 때 받는 값이 1년 전보다 얼마나 올랐는지를 재는 지표입니다. 원자재값, 부품값, 공장 출고가가 여기에 들어갑니다. 우리가 매장에서 내는 값을 재는 소비자물가지수(CPI)보다 한 단계 앞의 물가입니다.
그래서 PPI는 흔히 CPI의 선행 지표로 취급됩니다. 공장에서 나가는 값이 오르면 유통을 거쳐 몇 달 뒤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. 다만 항상 그런 건 아닙니다. 기업이 원가 상승을 소비자에게 못 넘기고 스스로 떠안으면 PPI만 오르고 CPI는 조용합니다. 그때는 물가 대신 기업의 영업이익이 깎입니다.
붕어빵을 파는 노점이 있다고 해봅시다. 밀가루, 팥, 가스값이 재료비입니다. 이 재료비가 오르는 게 PPI 쪽 이야기이고, 붕어빵 한 개 값이 오르는 게 CPI 쪽 이야기입니다.
재료비가 20% 올랐다고 붕어빵 값이 바로 20% 오르지는 않습니다. 손님이 떨어질까 봐 사장님이 한동안 참습니다. 이 기간에는 재료비만 오르고 판매가는 그대로입니다. 사장님 몫이 얇아지는 거지요. 그러다 더는 못 버티는 시점이 오면 값을 한 번에 올립니다.
그래서 PPI를 보는 건 붕어빵 값이 오를 시점을 미리 짚어보는 일에 가깝습니다. 재료비가 계속 오르는데 판매가가 잠잠하다면 둘 중 하나입니다. 조만간 소비자 가격이 오르거나, 사장님들의 이익이 계속 줄고 있거나. 어느 쪽이든 알아두면 쓸모 있는 정보입니다.
① CPI 발표 하루 이틀 뒤에 나오는 짝 지표입니다. 미국은 대개 CPI 다음 날 PPI를 냅니다.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시장이 안도했는데 다음 날 PPI가 뜨겁게 나오면, 그 안도가 하루 만에 흔들립니다. 두 지표를 따로 보지 말고 같은 주의 한 세트로 보는 습관이 판단을 안정시킵니다.
② 유가가 급등한 뒤 가장 먼저 반응하는 쪽입니다. 기름은 원자재라 PPI에 곧장 들어갑니다. 유가가 오른 달의 PPI는 튀는 게 정상입니다. 그래서 식품·에너지를 뺀 근원 PPI를 함께 봐야 일시적 충격인지 밑에 깔린 압력인지 구분됩니다.
③ 기업 실적 시즌과 연결해서 읽습니다. PPI는 오르는데 소비자 가격을 못 올리는 업종은 마진이 눌립니다. 반대로 원가 상승분을 그대로 전가할 수 있는 기업은 이런 국면에서 오히려 돋보입니다. 뉴스에서 “가격 전가력”이라는 표현이 나오면 대체로 이 이야기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