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 가지 질문으로 시작할게요. 2025년 11월 기준,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51만 원, 삼성전자는 약 9만 원이었습니다. 하이닉스가 5배 넘게 비싸네요. 그럼 시장은 하이닉스를 삼성전자보다 5배 더 가치 있다고 보는 걸까요?
정답은 “아니오”입니다.
우리가 말하는 주가는 주식 1장의 가격입니다. 그런데 회사마다 발행한 주식 수가 다릅니다. 그래서 주가 한 장만 비교하는 건, 8조각으로 자른 피자와 4조각으로 자른 피자를 조각 크기만으로 비교하는 것과 같아요.
당시 발행 주식 수를 보면 삼성전자는 약 59억 주, SK하이닉스는 약 7억 주였습니다. 회사의 진짜 몸값을 알려면 주가 × 발행 주식 수를 계산해야 하는데, 이것이 바로 시가총액입니다.
주가는 하이닉스가 5배 높았지만, 시장이 더 크게 평가한 회사는 삼성전자였습니다. 이렇게 기업의 규모를 비교하려면 주가가 아니라 시가총액으로 봐야 합니다.
주변을 보면 시가총액보다 주식 한 장 값에 더 민감한 분이 많더라고요. 예를 들어 한 주에 200만 원 가까이 하는 종목을 보고 지레 “너무 비싸다”며 겁을 먹는 식이죠. 하지만 주가가 비싸다고 회사가 큰 것도, 싸다고 작은 것도 아닙니다.
내가 가진(혹은 사려는) 종목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그 감각만 있어도 시장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입니다. 참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으로 당시 코스피 전체의 약 30%를 차지했을 만큼, 시가총액은 시장의 무게중심을 보여줍니다.
지금까지는 백화점에서 가격표만 본 셈입니다. 하지만 가격표만 보고 물건을 사지는 않죠. 다음 글부터는 그 가격이 싼지 비싼지 판단하는 지표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