미리 정한 조건이 맞으면 수십~수백 종목을 자동으로 한꺼번에 사고파는 주문 방식.
프로그램매매 는 사람이 종목을 하나씩 고르는 게 아니라, 미리 짜둔 조건이 충족되면 컴퓨터가 여러 종목을 묶어서 한 번에 사고파는 주문 방식입니다. 한국거래소는 통상 15개 종목 이상을 한 묶음으로 주문하는 거래를 프로그램매매로 집계합니다. 주로 연기금·자산운용사·증권사 같은 큰 기관이 씁니다.
크게 둘로 나뉩니다. 차익거래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가 벌어졌을 때 비싼 쪽을 팔고 싼 쪽을 사서 그 차이를 먹는 거래입니다. 비차익거래는 그런 계산 없이 지수를 통째로 따라가려고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로 담거나 비우는 거래입니다. 뉴스에서 “프로그램 순매수 3000억”이라고 하면 이 둘을 합친 금액입니다.
매달 같은 목록으로 장을 보는 집이 있다고 해봅시다. 우유, 계란, 세제, 라면. 주인이 매번 마트에 가는 대신 “이 목록대로 사 오라” 고 심부름꾼에게 시켜두면, 주인은 신경 쓸 일이 줄어듭니다. 프로그램매매가 이겁니다. 지수를 따라가야 하는 큰 자금은 종목을 고르는 게 아니라 목록대로 채우는 게 일이라, 사람이 일일이 주문할 이유가 없습니다.
문제는 이 동네 심부름꾼들이 대체로 같은 목록과 같은 신호를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. “우유값이 100원 내려가면 즉시 사 와라”는 지시를 열 집이 똑같이 걸어뒀다면, 우유값이 100원 내려간 순간 열 명이 동시에 마트로 뜁니다. 사람은 놀라서 잠깐 망설이기라도 하는데 심부름꾼은 망설이지 않습니다. 그래서 가격이 한쪽으로 순식간에 쏠립니다.
이 쏠림을 늦추려고 만든 장치가 사이드카입니다. 심부름꾼들의 손만 5분간 묶어두고, 그동안 주인들이 직접 판단할 시간을 주는 겁니다.
① 지수가 이유 없이 급하게 움직일 때 먼저 확인하는 항목입니다. 특별한 뉴스가 없는데 장중에 지수가 훅 움직였다면 프로그램 순매수·순매도 금액을 봅니다. 여기서 큰 숫자가 나오면 그날 움직임은 기업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기계적 수급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. 이 구분이 없으면 다음 날 아무 이유 없이 되돌려지는 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.
② 사이드카 뉴스와 한 세트로 읽습니다. “매수 사이드카 발동”이라는 기사는 사실상 “프로그램 매수 주문이 감당 못 할 속도로 쏟아졌다”는 뜻입니다. 방향이 위쪽이라 좋아 보여도, 읽어야 할 정보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입니다. 발동이 잦아지는 시기는 오르든 내리든 변동성이 커진 시기입니다.
③ 만기일 주변에서 특히 커집니다. 선물·옵션 만기가 걸린 날에는 차익거래 포지션이 한꺼번에 정리되면서 프로그램 물량이 평소보다 크게 나옵니다. 그날의 지수 등락을 업황이나 실적으로 설명하려 들면 대체로 틀립니다.